RISK IT

[독서 리뷰] 유난한 도전 본문

책, 독서

[독서 리뷰] 유난한 도전

nomoremystery 2023. 2. 27. 00:09
반응형

유난한 도전

한 줄 평

[★★★★☆] 한 기업의 성장과정을 나의 성장과정인 것처럼 읽을 수 있는 소설 같은 책

읽고 느낀 점

책을 읽으면서 처음 직장을 그만 뒀을 때를 떠올렸다. 원래의 전공인 토목공학에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 입사가 결정되자마자 대학원 진학을 고려했었고, 실제로 1학기를 다녔었다. 그 외에도 기사 자격증을 추가로 3개를 따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자기 계발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니, 미래가 달라질 거라는 확신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내 20대를, 대부분의 어른들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그 20대를 그렇게 허송세월 보낼 수는 없었다.

 

책 ≪오리지널스≫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은 뛰어난 재능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려 창업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원래 하던 일을 내버려둔 채 과감히 창업가의 길로 걸어가는 결단을 하지는 않았다. 리스크를 무리하게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알고서도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내가 이 회사를 다니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토스 창업자 이승건과 이태양도 인생을 비바리퍼블리카에 걸었다. 인생을 걸었다는 점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은 성공해서 증명했고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그런 차이가 있지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궁금했던 창업 초기에 대한 내용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시키는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너무나도 잘 나와 있어서, 마치 내가 창업한 상황인 것처럼 몰입해서 읽었다. 한편으로는 몰입해서 내가 토스팀의 일원이 된 것처럼 읽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중간중간 토스팀에 합류한 팀원들을 보면 현대카드, 증권사 등 굵직한 대기업에서 일하다 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자부심을 가지려면 충분히 가질 수 있었던 직장에서 스스로 제 발로 나온 사람이고, 나중에 해야 하는 일이 꼭 본인이 이전에 하던 일과 관련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치과의사였던 이승건 대표가 핀테크 기업을 만드는 것을 보고 느끼기도 하였다. 물론 준비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는 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상황에 놓여지면 어떻게든 해내게 되어 있다고도 생각한다. 나도 물론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창업할 생각이라면 아직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문제, 경제, 경영, 인사, 마케팅 등 알아야 할 것들과 준비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나를 더 가슴 뛰게 만든다.

 

토스의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토스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것 같다. 책을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토스팀의 회사명인 비바리퍼블리카에 대해서는 자주 들어서 익숙했지만, 그 뜻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공화국 만세!라는 Viva Republica에서 나온 의미이다. 공화주의가 이승건 대표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만큼 그 철학이 조직문화에도 그대로 녹아들어 간 것 같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현실적으로 잘 다가왔다.

 

현존하는 크고 작은 기업의 성장과 역경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분명 이미 시중에 많이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기업의 자서전 같은 책을 앞으로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